궁금한 부동산/아기곰

불안한 전세 시장과 공공 임대주택 공급

월용 2024. 9. 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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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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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100% 실수요라 할 수 있는 전세 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요동치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8월 12일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전주 대비 0.2% 상승했다고 한다.

 

 

통상 주간 상승률이 0~0.1% 사이이면 강보합이라고 보며, 0.1%보다 높으면 상승장이 펼쳐졌다고 본다.

0.1%라는 숫자는 작아 보이지만, 1년이 52주인 것을 감안해서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5.2%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임대차보호법에서 허용하는 인상률이 3년간 5% 수준이니, 임대차 보호법에서 정한 인상률보다 두 배 이상 더 가파른 상승장이라 하겠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8월 12일 기준 주간 상승률은 전주 대비 0.2%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0.4%에 해당하는 급등 수준의 상승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실질금리의 인하 효과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의 평균 금리는 3.84%라 한다. 이는 작년 11월 말의 금리가 4.4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7개월 만에 0.56% 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실질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둘째는 신생아 특례 대출과 같은 정책 대출을 통해 과거보다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전세를 새로 얻으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과거보다 전세 대출을 받기도 쉬워지고, 금리도 낮아졌기 때문에 월세로 계약하는 것보다 전세로 계약하는 것이 더 유리해졌다고 할 수 있다.

 

셋째는 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 시장의 붕괴로 인한 풍선효과 때문이다. 전세 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빌라에 전세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크게 줄고 있다. 막대한 임대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시장에서는 전세로 계약하는 것보다 월세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월세는 임대보증금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세입자가 월세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는 원금의 손실이 없는 반면, 월세는 매달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소득은 높으나 자산 형성이 많이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의 경우는 월세로 계약하는 것에 거부감이 적지만, 자산 형성은 많이 되었으나 고정 수입이 적은 은퇴세대의 경우는 전세 계약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은 전세 사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세가가 매매가에 비해 낮은) 아파트 전세 시장으로 실수요가 몰리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아파트 임대 시장에서 월세의 비중은 점점 커지는데 반해, 아파트 임대 시장에서는 전세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다. 현재 전세가 오르는 이유가 이 세 가지뿐이라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0.07%)이나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0.20%)이 크게 차이 날 이유는 없다. 서울에만 금리 인하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네 번째 원인은 공급부족 사태 때문에 지역별로 다른 전세가 상승률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임대 시장은 매매 시장과 달리 수요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다. 매매시장도 수요공급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투자 심리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가는 바로 오른다. 하지만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들은 매매 대신 전세로 2~4년 정도 더 거주하고 집을 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매시장은 오르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최근 서울 전세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공급 부족 사태가 지금부터 펼쳐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공급부족 사태는 2025년부터는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고, 2026년부터는 지방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촉발된 전세 시장의 상승세도 수도권을 거쳐, 시차를 두고 지방까지 확산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임대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한다. 그 핵심에는 LH공사를 통한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로 전환하는 공공 임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 있다. 8.8조치에서 발표했듯이 이를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11 만 호+ α의 비아파트를 신축 매입하여 공공 임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축 임대주택을 1만 6천 호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왜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로 공급하려는 것일까?

 

아파트의 경우는 착공부터 입주까지 3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정부에서 강력한 공급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택지 개발이나 인허가 기간을 감안하면 2028년 이전에는 아파트를 공급할 방법이 없다.

 

이러니 6개월이면 공급이 가능한 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빌라에서 민간 임대 시장은 붕괴 직전이다. 전세 사기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빌라에 전세로 들어오려는 세입자들이 크게 줄고 있다. 빌라를 사서 전세를 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더구나 전세보증보험도 126% 룰을 적용받으면서, 빌라를 전세로 주는 것이 불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빌라 시장은 월세나 반전세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의 임대인은 추가적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전세에서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한다고 해도, 빌라를 새로 사서 임대를 주려는 신규 투자자의 경우는 실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빌라 시장을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월세를 끼고 빌라를 살 자금이 있다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민간 영역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은 크게 줄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공공 임대이다. LH 공사에서 기존 빌라를 매입하여 임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세입자도 안심하고 전세로 들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시중에 빠르게 공급을 늘려서 전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과거 정부들도 이런 제도를 전가의 보도처럼 썼던 것이다.

 

문제는 공공임대 제도는 막대한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이다.

 

첫째는 정부나 LJ공사의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비싸게 집을 사서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적자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LH공사에 따르면 매입임대 신혼부부 1 유형 주택의 경우 평균 3억 4300만 원, 신혼부부 2 유형 주택의 경우 평균 4억 3400만 원에 매입하게 되는데, 이 중 정부지원이 2~3억 원이고 나머지는 LH공사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한다.

 

물론 임차보증금이 있기는 하지만 가구당 2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LH공사의 돈이든, 정부의 돈이든 임대 주택 한 채를 매입하는데 3~4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임대주택에서 임대료도 들어오지만 민간 임대에 비해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 수 없으므로 임대주택을 매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이자 수준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LH공사의 부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9년 127조 원이었던 부채는 2023년 153조 원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20%가 넘게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민간 기업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이마저도 정부 보조금이 한 채당 2~3억 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채가 적게 늘어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임대주택 한 채가 늘어날 때마다 우리가 낸 세금이 2~3억 원씩 들어가고, LH공사의 부채는 1

3~1.5억 원씩 늘어나는 구조라 하겠다.

 

둘째는 주택 시장에 왜곡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주택 시장은 서울에서 먼저 상승한다.  서울은 주택 보급율이 100%가 되지 않는 전통적인 공급 부족지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단기적 처방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덮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는 공급 효과가 3년 후에 나타나지만 빌라는 6개월 정도면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단기적 접근은 현 정부의 책임만은 아니고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것이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이고, 가구 수 기준으로는 18.7%이다. 인구나 가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전체 아파트의 18.5% 정도가 서울에 분포해야 정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중에서 14.9%만 서울에 분포하고 있다. 서울은 아파트가 상당히 부족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빌라라고 불리는 다세대주택은 어떨까? 전국에 있는 다세대주택 중에서 36.4%가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에 아파트 수요는 적고, 빌라 수요만 많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빌라 시장은 수요 대비 두 배나 공급이 많은 시장이다. 전세 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과거 정권들이 조기 공급이라는 미명 아래 서울에 빌라 폭탄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장에서는 밥을 지을 쌀이 부족한데, (봄에 씨를 뿌리지 않아서 추수할 쌀이 부족하기 때문에) 쌀의 공급을 단기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우나, 라면으로 허기만 면하게 하는 정책을 현 정부에서도 반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규제 때문에 벼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면 가을에 굶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국민은 쌀밥을 원하는데,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라고 정부와 정치권은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매매가이든 전세가이든 왜 서울의 상승률이 전국 상승률보다 높은 지 생각해 보라. 서울에 집을 사는 사람들을 모두 투기꾼으로 몰아간다고 쳐도, 서울에 전세를 얻는 사람들도 투기꾼일까?

 

매매가이든 전세가이든 서울의 아파트 값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오르는 것은 바로 '공급 부족', 특히 빌라가 아닌 아파트 공급 부족 때문이다. 비아파트의 공공 임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동안 서울에 아파트 공급을 막고 있었고, 지금도 막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국민들은 궁금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