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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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주택 시장 전망
지난 컬럼에서 2021년 집값 상승률이 지난 30년간 두 번 밖에 없었던 역대급 상승이었던 이유는 늘어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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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컬럼에서 2021년 집값 상승률이 지난 30년간 두 번 밖에 없었던 역대급 상승이었던 이유는 늘어난 유동성, 줄어든 공급, 급해진 투자 심리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 2022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인가?
우선 유동성 측면에서 살펴보자.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전통적으로 미국보다 통화량 증가율이 높은 나라였다.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미국에 비해 시중에 돈을 더 많이 푸는 정책을 선호해 왔던 것이다. 실제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우리나라는 연평균 7.7%씩 통화량이 늘어났는데, 미국은 같은 기간 동안 6.1%씩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미국 경제를 강타하자 경기 회복을 위해 미국에서 역대 초유의 돈 풀기 전략을 구사했다. 2020년 한 해에만 통화량이 무려 28.2%나 늘어났던 것이다. 이런 마구잡이 돈 풀기로 인해 경제 위기 탈출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근래 겪어보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되면서 최근에는 시중에 유동성 증가 속도를 줄여 나가는 테이퍼링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통화량 증가 속도는 2021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15.1%나 달한다. 우리나라 통화량 증가율은 역대급인 12.9%나 달하고 있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아직도 훨씬 높은 수준의 돈 풀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통화 정책에도 부담이 된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돈 푸는 속도가 현저하게 낮으면 원화 강세가 되어 수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시정의 유동 자금을 줄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와 별도로 코로나 사태 극복과 복지 예산 증액 등의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고 한다. 역대급으로 늘어난 통화량에 더하여 돈을 더 푼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대선이 끝난 후 어찌될 것인가? 여야 구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 공약이 대선 이후 모두 지켜지지는 않겠지만 정권 초기 지지율 유지를 위해서는 그중 일부라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를 통해 돈이 시중에 또 풀리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중에 퍼져 있는 돈을 환수하는 것이지만, 수출을 망치고 내수 경기를 침체시키면서까지 무리한 정책을 펼 이유가 없기 때문에 통화량 증가 속도를 급격히 줄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주택 공급 상황은 어떻게 될까? 주택의 공급 시점을 언제로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가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주택의 인허가 시점, 착공 시점, 분양 시점, 준공 시점이 그것이다. 정부에서는 인허가 시점을 공급 시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정부에서는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허가 물량은 공급 물량으로 보기는 어렵다. 건설사의 사정으로 착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착공 물량을 공급 물량으로 잡으면 어떨까? 이것은 곤란하다. 착공은 하였지만 팔리지 않아 공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 다시 말해 미분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 발표 통계 중에서 진짜 공급과 가장 근접한 수치는 바로 '분양 물량'이다. 일단 분양이 되면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2년 반에서 늦어도 3년이면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022년의 입주 물량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2019~20년에 분양되었던 물량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2019~20년에 분양되었던 물량이 2022~3년에 입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9~20년 분양되었던 전국 아파트는 연평균 33만 1669채이다. 이는 직전 7년간(2012~18년) 연평균 36만 1586채에 비해 8.3%나 줄어든 물량이다. 2022년은 물론 2023년까지도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예년에 비해 14.5%나 입주가 줄어들어 전국 평균 이상의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된다고 하겠다. 다만 인천(109.9%), 대구(65.8%), 대전(19.6%) 지역은 예년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들 세 개 지역만 조심하면 되겠다. 나머지 지역은 예년에 비해 공급이 모두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런 공급 부족 현상을 부채질할 '특별한 사건'이 최근에 터졌다.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현대산업개발 사태이다. 올해 가을 준공을 앞두고 공사를 서둘던 주상복합아파트이 벽체와 바닥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나 이를 관리 감독할 정부의 시각과 태도가 앞으로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기존에는 공급 속도를 중요시하였지만 앞으로는 '속도보다는 안전'이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과거에는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착공이 늦어지더라도 최대한 공사 기한을 맞추는 것이 업계의 관례였겠지만, 앞으로는 착공이 늦어지는 만큼 준공도 늦어지는 것이 일상화될 것이고, 혹서기나 혹한기에는 가능한 한 공사를 피하는 일정을 잡게 될 것이다. 기존에도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들이지만 공기 단축으로 인한 비용 절감 때문에 무시했던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명약관화하고, 더 나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좁게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해서 앞으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이 순차적으로 밀리는 것을 의미하고, 크게는 주택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풀니는 시기가 그만큼 늦춰질 것임을 의미한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요소인 매매 수요는 2021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소비자 심리 지수 중의) 주택 가치 전망 지수는 하락 추세에 있다. 가장 최근인 어제(2022년 1월 26일)에 발표된 지수는 100이다. 이 지수가 100이라는 것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슷하다는 뜻이지만, 역사상 평균치가 107.5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투자 심리는 역대 평균치 이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2021년 10월까지만 해도 125에 달했던 이 지수가 세 달 사이에 25포인트나 빠질 정도로 투자 심리가 급속히 식고 있다.
2021년에는 역대급으로 늘어난 유동성과 줄어든 공급, 그리고 조급해진 투자심리가 어우러져 역대급 상승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그 한 축인 투자심리가 식어가면서 2021년만큼의 상승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시중 유동성은 역대급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하락으로 까지는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동성, 수요, 공급 지표 모두 상승을 가리켰던) 2021년 정도는 되지 않더라도 지난 5년간의 평균 상승분(6.8%) 이상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 저기에서 들리고 있다. 눈앞의 현상만 보면, (다른 사람들처럼)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 안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빨간 신호등에 걸려서 일시적으로 자동차가 가지 않는 것을 교통 정체가 심하다고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시기적으로는 대선이 있는 상반기에는 시장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흐르다가 새 정부 출범의 기대감이 있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공시가 인상(4월말)과 보유세 과세 시점(6월 1일) 등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 악재보다는 호재가 더 많이 나타난다.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된 전세 매물이 시중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세가를 밀어 올리게 되며, 이는 가을철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을 임대 시장에서 매매 시장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또한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이나 새 정부의 경제 부양 정책 등으로 시중 유동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집값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향후 5년간 부동산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대선이 있는 해이다. 이런 이유만은 아니더라도 정부 산하의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에서는 올해 주택 시장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방침과 한국부동산원 내부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집값이든 주가이든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투자의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하락론이 기승을 보이고 있는 시기일수록 본인이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투자의 책임과 결과는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