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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동산/아기곰

노인빈곤율의 오해와 진실

by 월용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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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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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컬럼니스트』 『재테크 컨설턴트』 - 저서 - How to Make Big Money(2003) / 100년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되는 지혜(2005) / How to be Rich (2005) / 부동산 비타민 (2007) / 재테크 불변의 법칙 (2017) /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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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OECD(경제 협력 개발 기구)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대략적인 연금 2023 (Pensions at a glance 2023)'이라는 보고소에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38개 국가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미국은 22.8%로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 리투아니아(27.0%)에 이어 5위 국가인데,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38개국 국가 중 5위 국가가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노인 다섯 명 중 두 명이 빈곤한 사람이라는데, 현실 세계에서 과연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주으러 다니는 노인이 그렇게도 많을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체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북한에게 좋은 선전거리를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OECD 통계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정부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료 자체가 거짓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는 빈곤의 기준과 OECD 국가에서 말하는 빈곤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OECD에서 말하는 빈곤율의 정의는 "중위 가국의 처분가능소득보다 50% 미만인 비율"이다. 다시 말해 모든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일렬로 세워놓았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가구의 처분가능소득보다 절반 미만인 가구는 빈곤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 처분가능소득이란 본인이 번 돈에서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대출이자 등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지출을 뺀 나머지, 그러니까 본인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이런 정의를 정확히 알고 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빈곤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OECD에서 말하는 빈곤이란 상대적 빈곤을 말한다. 극단적으로 중위 소득이 10억 원인 어떤 부자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에서 1년에 5억 원 미만으로 버는 사람은 모두 빈곤층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결국 OECD에서 말하는 빈곤층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적게 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에서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그 나라의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뜻과 같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속하는 것이다. 소득이 높은 사람과 소득이 낮은 사람의 차이가 심한데, 그 소득이 낮은 사람이 주로 노인층에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인 계층뿐 아니라 전 계층을 포함한 빈곤율에서도 우리나라는 38개 국가 중에서 9위에 해당한다. 결국 우리나라의 문제는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노인계층의 소득불평등이 더 심각한 이유는 연금 제도가 발달한 다른 나라와는 달리 노후 생활을 각자도생에 맡기는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둘째, OECD에서 말하는 빈곤의 기준은 철저히 소득 기준이다. 자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순자산이 수십억 원인 어떤 사람이 은행 대출을 많이 받아서 강남에 수백억 원짜리 꼬마빌딩을 샀다고 가정해 보자. 이 꼬마빌딩에서 임대료가 나오겠지만, 요즘과 같이 대출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임대료 수입으로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처분가능소득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강남에 빌딩이 있는 이 사람, 빚을 다 갚고도 수십억 원의 순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과연 가난한 사람이 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OECD 정의에 따르면 이런 사람은 명확히 가난한 사람이고, 빈곤율을 계산할 때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생각할 때, 소득이 높은 사람이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소득이 높다면 생생활비를 쓰고도 남는 돈만 모아도 순자산이 저절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통계청으로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수준과 자산 수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표에서 소득 1분위는 소득 기준으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를 의미하며, 소득5분위는 소득 기준으로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순자산1분위는 자산 기준으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를 의미하며, 순자산5분위는 자산 기준으로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순자산이 많은 계층(순자산4분위 및 5분위)중에서 소득이 낮은 계층(소득1분위 및 2분위)에 해당하는 가구수는 우리나라 가구 수의 7.2%에 달한다. 통계 기준일인 2023년 3월의 우리나라 가구수가 2380만 가구 정도되니, 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극히 적은 가구가 무려 171만 가구가 넘는다는 뜻이다. 이들 자산이 많은 가구의 대부분이 OECD의 빈곤층 가구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다음 표는 2022년 가구별 소득을 연령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39세 이하는 20대와 30대를 모두 포함한 수치이다.

 

39세 이하의 젊은 계층에서는 가구 소득의 평균값과 중앙값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노령층에서는 평균값이 중앙값에 비해 51%나 높다. 64세 이상인 노령층 중에서는 소득이 극히 적은 계층도 있지만, 재벌 총수도 있기에 평균값이 현실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다.

자산 기준으로 할 때, 평균값과 중의값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소득이 많은 사람과 소득이 적은 사람의 차이보다 자산이 많은 사람과 자산이 적은 사람의 차이가 더 크다는 뜻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젊었을 때는 소득에 따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옆 부서 김과장이 해외여행 다녀왔다고 하면, 이과장도 따라서 해외여행을 고민하는 것이다. 버는 돈 내에서 쓰는 것이니, 당연한 권리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누군가는 열심히 저축을 하고, 그 돈으로 투자도 하면서 자산을 키워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은퇴 후에도 고자산가로 분류되지만 버는 대로 다 써버린 사람은 노후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명품 가방을 들고 해외여행을 밥먹듯이 하는) 소비는 겉보기에 화려하게 보이지만 텅빈 금고와 다름없다. 반대로 자산을 키우는 것은 초라한 낡은 금고 속에 황금을 채우는 것이다. 당장은 소비가 눈에 멋있어 보이지만 고민 없는 노후를 보장하는 것은 바로 재테크이다. 이것이 어려운 상황 하에서도 우리가 투자를 등한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