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궁금한 부동산/아기곰

인구 감소와 국가소멸론

by 월용 2024. 4. 30.
반응형

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4.04.30
https://blog.naver.com/a-cute-bear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네이버 블로그

『부동산 컬럼니스트』 『재테크 컨설턴트』 - 저서 - How to Make Big Money(2003) / 100년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되는 지혜(2005) / How to be Rich (2005) / 부동산 비타민 (2007) / 재테크 불변의 법칙 (2017) / 재

blog.naver.com

 
지난 몇 년간 합계출산율이 줄어들자 이러다가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비관론마저 판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가 얼마나 줄고 있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2024년 2월 말, 우리나라의 인구는 5130만 3688명으로 가장 인구가 많았던 2019년 11월에 비해 1.1%가량 인구가 줄었다. 4년 3개월 동안 54만 7천여 명의 인구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 2019년 11월 이후 인구가 왜 줄었을까? 두 가지 가설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2019년 말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시기이므로 이로 인해, 코로나에 취약한 노인층이 줄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출생아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연령대별 인구수를 비교해 보면 100세 이상 노령층만 1만 1426명이 줄었을 뿐 다른 연령층의 인구는 늘어났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9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만 통계에 영향을 줄만한 사망률 증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출생아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다음 표는 통계가 시작된 1970년부터 2023년까지 출생아 수 추이인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차 베이비 붐이 일었던 1971년이다. 이때의 출생아 수는 102만 4773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4분의 1도 되지 않는 24만 9186명까지 줄어들었고, 2023년에는 통계청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23만 명까지 줄어든 것이다.
 

 
결국 2020년부터 시작된 인구 감소 현상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망자의 증가도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출생아 수의 급격한 감소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라 하겠다.
 
그러면 출생아 수는 왜 이리 줄었을까? 다시 말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일까?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높은 집값에 질린 젊은 계층이 결혼을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율일 떨어진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위 표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줄어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1972년부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집값이 너무 올라서 출산율이 떨어졌다는 주장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그 주장이 맞다면 이미 50여 년 전인 1972년부터 우리나라 집값 수준이 너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리나라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시기는 88올림픽 전후이다. 1986년 12월에서 1990년 12월까지 4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무려 109%나 올랐다. 특히 1990년에만 32%나 올랐는데, 이는 KB국민은행 통계가 시작된 1986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이다. 그러면 높은 집값에 좌절한 젊은 세대는 결혼도 하지 않고, 출산도 하지 않아야 하는데, 표에서 볼 수 있듯이 (1990년에 임신하여) 1991년의 출산한 신생아 수는 갑자기 늘어났다.
 
결국 높은 집값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근거가 희박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출산율이 떨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세 가지 원인을 살펴보자.
 
첫째 원인은 산업 구조의 변화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전에는 전형적인 농업국가였다. 하지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공 등에 힘입어 1970년대 이후에 제조업 등 산업화 국가로 변신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산업 국가가 되었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1970년에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45%나 되었지만 50년이 흐른 2020년에는 전체 가구수의 5%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전혀 다른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산업 구조의 변화와 출산율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전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이다. 2위는 중국이고, 3위는 미국 4위는 인도네시아, 5위는 파키스탄이다. 전 세계에서 인구가 많은 다섯 개 국가 중에서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벼농사 지역에서 발원한 국가라는 것이다.
 
인구가 2천만 명이 넘는 나라 중 인구밀도가 높은 1~9위 국가(방글라데시, 대만, 한국,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일본, 베트남, 파키스탄) 모두 과거 쌀농사를 주력으로 했던 나라들이다.
 
 농사는 볍씨를 내려 모종을 키우고, 이를 물을 채워둔논에 옮겨 심고, 김을 매고, 추수하고 도정하여 우리 밥상에 오르는 동안 상당히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유목이나 수렵, 심지어는 밀 농사보다도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바로 벼농사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쌀농사가 발달된 나라에는 인구가 많은 것이다. 한반도만 하더라도 면적이 남한보다 넓은 북한의 인구는 남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논은 주로 남부나 중부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농사를 짓는 사람의 입장에서 출산은 노동력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출산은 '부의 증가'를 의미했다. 심지어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칠거지악이라는 것으로 여인들을 단죄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아이를 못 낳는 것이었다. 농본 사회에서의 출산의 의미는 지금과는 전혀 다르다 하겠다.
 
하지만 제조업 더 나가 정보 산업시대에서 단순 노동력은 큰 의미가 없다. 과거에는 사람의 힘으로 했던 일들이 빠르게 기계나 컴퓨터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같은 사람은 수백수천 명 분에 버금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농본 사회에서는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이 없어도 10대만 되면 노동에 바로 투입할 수 있었지만, 노동력의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현대 사회는 교육 수준에 따라 소득이 차별화되고는 한다. 이에 따라 출산 자체보다는 출산 후 교육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고임금의 직업에 종사하려면, 20대 이상까지 공부를 해야 하므로 이 기간 동안에는 소득 활동보다는 소비만 하게 된다. 다시 말해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많을수록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러니 자식을 여럿 낳아 교육을 적게 시켜 키우는 것보다, 한 두 명 정도만 낳아서 집중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성비가 높은 자식 농사가 된 것이다.

 

물론 손익을 계산하면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식을 많이 낳은 부모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첫 번째 원인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농업 사회에서 기계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산업화 사회로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두번째 원인은 우리나라의 교육 기간은 유독 길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다시 말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전세계에서 고학력자가 가장 많이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학력자가 필요한 저임금 노동 시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고, 고학력자가 필요한 고임금 노동 시장에서는 극심한 일자리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 필요한 수준 이상의 과잉 교육 때문에 청년 실업이 발생하는, 이에 따라 경제적 독립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초혼의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30대에 결혼하면 노총각 노처녀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20대에 결혼하는 것이 특이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경제적 독립이 늦어서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이 늦어지니 출산이 늦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라 하겠다.

 

세번째 원인은 '너무 많은 인구' 그 자체이다. 대학 건축과 교재로 쓰이던 '3 Dimension'이라는 책에 나오는 사례인데, 어떤 연구소에서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일정한 공간에 생쥐들을 풀어놓고, 충분한 먹이와 물, 신선한 공기와 충분한 일조량 및 그늘 등 생쥐 번식에 필요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생쥐의 수는 급증하게 된다. 그런데 생쥐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생쥐의 번식이나 생존에 필요한 다른 것들을 더 공급해도 생쥐의 수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생쥐들의 존재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그것이 생쥐의 호르몬 계통에 영향을 주어 난임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 실험의 목적은 원래, 동물에게는 일정한 최소 면적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사람도 주택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옷이나 먹거리가 아무리 풍부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라 하겠다.

 

그런데 이것을 도시와 같은 일정 범위로 확대 해석하면 현재와 같은 출산율 저하의 한 원인이 바로 '너무 많은 인구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인구가 5천만 명이 넘는 나라는 총 28개 국가인데, 우리나라가 바로 28위이다. 우리나라는 중국(2위), 러시아(9위), 일본(11위)과 같은 인구 대국을 옆에 놓고 있기에 인구가 적은 것 같지만, 전 세계 230여 국가 중에서 28위이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많은 인구가 좁은 땅에 몰려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가 5천만 명이 넘는 28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작은 나라가 없다. 범위를 넓혀 인구가 3천만 명이 넘는 51개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작다. 이러니 인구밀도가 높은 것이다.

 

한마디로 인도나 중국과 같이 인구가 바글바글한 나라보다 우리나라 인구밀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28개 인구 대국의 평균 인구밀도가 89.8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5.8배나 높은 521.1명/㎢이다. 인구 대국들의 평균 인구밀도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토 면적으로는 1천만 명 이상 국민이 거주하기에는 너무 좁다고 할 수 있다.

 

범위를 더 넓혀서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나라는 세계에서 91개국 밖에 없다. 그런데 이 91개국의 인구를 합하면 전세계 인구의 96%에 달한다. 다시 말해 인구 천만 명도 되지 않는 140여 국가의 인구를 다 합해도 전 세계 인구의 4%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나라 중에서 인구밀도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는 방글라데시와 대만, 두 나라 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인구 집중도가 세 번째로 높은 나라라는 뜻이다.

 

그런데 범위를 수도권으로 좁혀보자.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는 2023년 기준으로 2601만 명이 조금 넘는다. 이를 세계 순위와 비교하면 북한 바로 다음인 56위 정도이다. 그런데 수도권의 인구밀도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은 방글라데시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다. 우리가 복지 국가라고 부러워하는 북유럽 3개국의 경우 인구가 우리나라의 10~20% 정도에 불과하다. 인구밀도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22~31배 정도 더 높다. 결국 현재로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도 우리나라 인구는 국토 면적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과연 나라가 망하는 것일까? 흔히 인구 감소의 가장 큰 문제로 노동 인구의 감소를 들고 있다. 다시 말해 인구가 줄면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력 부족이 현실화되면, 정년 제도를 없애면 된다. 본인이 자의적으로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다닐 수 있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실제로 법제화한다고 하면 현실 세계에서는 많은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은퇴를 해야 할 노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불만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짜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여 많은 청년 실업 문제를 떠안고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세상의 어떤 현상이든 양면성이 있다. 어떤 현상을 위기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인구가 줄어든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합계출산율이 낮아서 몇 백 년 후면 한민족이 사라진다고 하는 논리라면 2022년까지 세계 인구 1위였던 중국이 먼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중국의 합계출산율 하락속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다.

 

농본 국가였던 나라가 산업화가 되면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일본에서 먼저 나타났고, 한국과 중국에서 진행중이다. 앞으로 미래에는 인도와 베트남 등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인구감소에 사회 구조가 적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므로 최대한 인구 감소 속도를 늦추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사회적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부터  시행 중인 신생아 특례 대출 제도도 상당히 바람직한 제도이다. 여기에 소득 공제시 자녀분에 대한 공제 한도 증가 등 세제 혜택을 병행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과거 산아제한에 퍼부은 노력 이상으로 수년간 시행하다 보면 자녀를 갖는 것이 경제적으로 손해가 아니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서서히 퍼질 것이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원인은 단순히 높은 집값 때문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화나 산업구조와 인재 공급 상의 불균형, 과밀한 인구밀도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엉켜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 정확한 처방이 따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