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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동산/아기곰

문익점 선생과 GTX D

by 월용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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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1.06.14 

https://blog.naver.com/a-cute-bear/222397263245

 

문익점 선생과 GTX D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 전기 중에 문익점 선생의 전기가 있었다.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몰래 숨겨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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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기 중에 문익점 선생의 전기가 있었다.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몰래 숨겨와 우리나라에 퍼트린 분이다. 하지만 그 위인전을 읽고 나서도 문익점 선생이 위인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아쉬움을 느꼈다. 

이순신 장군이라 을지문덕 장군, 강감찬 장군과 같이 외적의 침입에서 우리나라를 구한 대단한 분들과 같은 위인의 반열에 놓기에는 문익점 선생의 공이 적어 보였던 것이다.

 

물론 전쟁 영웅만 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려에 목화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삼베와 같이 보온성이 없는 옷감으로 추운 겨울을 견딜 수밖에 없었던 평민들이 따뜻한 솜과 삼베보다 부드러운 면으로 된 옷감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고려의 의복 혁명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문익점 선생의 업적은 지대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선생의 한 일은 겨우 목화씨 몇 개를 숨겨서 들어온 일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위인에 비해 공이 적은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심지어 원나라의 입장에서는 금수 품목을 밀반출한 산업 스파이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익점 선생이 왜 위인전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생각을 바꾸어 보자. 겨우 목화씨 몇개를 숨겨서 가져오는 것이 쉬운 일이라면 문익점 선생 이전에 원나라에 갔던 수많은 다른 사신들은 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까? 그 당시 사신의 왕래가 드문 일도 아니고, 사신이 혼자 가는 것도 아니어서 수십 명의 사신단이 뻔질나게 원나라를 드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왜 목화씨를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신단 중에는 수발을 드는 몸종도 있지만 대부분 귀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려를 대표하여 원나라와 협상을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위 '말빨'이 있는 문벌 귀족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평소에 어떤 옷을 입고 있었을까? 관복뿐 아니라 집에서도 삼베옷을 입었을 리 만무하고,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거나 수입 면으로 만든 옷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백성이 얇고 거친 옷을 입고 추위에 떤다는 이야기는 자신들과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 치부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평소 좋은 집에서 따뜻한 옷을 입고 살던 사람들에게는 추위에 떠는 백성의 안위보다는 다른 일의 우선순위가 높았기에 그동안 원나라에 드나들던 수많은 사신단 중에 단 한 명도 목화씨를 가져오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문익점 선생과 다른 기득권 귀족들과의 차이였던 것이다.

 

6백 년도 넘는 옛날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런 기득권 귀족(?)들의 행태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GTX D 노선의 축소 문제로 김포 지역의 민심이 어지럽다. 교통 불모지였던 김포에 GTX D가 들어온다는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김포시는 특히 교통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2019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일자리 수는 2272만 3272개이고 인구는 5184만 9861명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인구의 43.8%가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김포시의 경우는 비율이 40.3%에 불과하다. 김포시는 우리나라 평균치보다 인구 대비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김포시에 일자리가 부족하니 김포 사람들은 집에서 쉬고만 있어야 하나? 그것은 아니다.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아침에 출근하여 일을 하고 저녁에 퇴근하여 김포 집에서 쉬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김포처럼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은 교통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교통이라는 요소는 일자리가 많은 지역, 그러니까 서울에서도 업무 중심지까지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쉽게 말해서 김포 사람 입장에서는 강화도까지 빠르게 갈 수 있는 전철을 개통해주는 것보다 강남 업무 중심지까지 빠르게 갈 수 있는 노선을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강남까지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던 GTX D 노선을 생뚱맞게 부천까지만 운행되는 것으로 바꾼다 하니 김포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더구나 부천은 서울이 있는 동쪽이 아니라 김포의 동남쪽이니 서울로 빠르게 가는 중간에 있는 지점도 아니다.

 

서울과 접해있는 위성도시 중에서 유이랗게 지하철을 포함한 철도 노선이 없었던 곳이 김포였다. 그나마 2019년 9월에 개통된 김포 골드라인마저도 두 량짜리 경전철에 불과하다. 서울과 접한 도시 중 중전철이 없는 도시는 김포시가 유일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김포의 교통 수요가 적은 것이 아니다. 2021년 5월 말 기준으로 김포시의 인구는 48만 2578명이다. 이는 의정부시(460,923명), 광명시(295,742명)나 과천시(69,027명)보다 교통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에는 이미 중전철이 깔려 있고, 특히 의정부시나 과천시에는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GTX C 라인의 정차역까지 계획되어 있다.

 

이런 차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아무 힘없는 서민은 분개밖에 할 것이 없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 선출직 시장, 시 의원 등은 김포시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책임이 잇다. 여야를 떠나서 이 사람들이 과연 그 직무를 다하고 있는지,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이 정도인지 시민들을 물어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정치인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들 중에는 분명 고려 시대 때 문벌 귀족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본인들은 기사가 딸린 대형 승용차를 타고 다니니, 새벽부터 두 칸짜리 경전철에서 짐짝 취급받으며 출퇴근하는 서민의 애환을 알 리가 없다. 그 사람들이 진짜 진정성이 있다면 대형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으로 시민들과 함께 매일 출퇴근해야 왜 김포 시민들이 분노하는지를 이해할 것이다. 중요한 국사를 다룰 사람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정말 문제이다. 정치인의 책무 중 국민의 삶을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GTX D 사태를 보는 사람들 중에 '김포 사람들이 집값을 올리려고 난리를 치는 것'이라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만약 진짜로 그리 생각한다면(집값이 오를수록 불리한) 김포 거주 세입자를 대상으로 지금 김포의 교통 상황이 좋은 편인지 여부를 조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지역 주민이 원한다고 모든 지역에 고속 전철을 깔아줄 수는 없다.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철에는 애드벌룬을 띄우며 표를 구걸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예산을 핑계로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는 그만 반복되어야 한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누군가에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에 중요성을 알게된 글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원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투자자에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말 내 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았고, 나몰라라 했던 정치이야기가 결국에는 모든이에 삶에 녹아들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역지사지!!

다시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