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비를 납부했다는 카드 문자가 '띠링'하고 울려 남편에게 전화를 합니다.
우리 남편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내원하던 병원에서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말해줍니다.
그러면서 퇴근하고 와서 진료의뢰서를 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진단명에 모라고 적혀있는지 말해보라고 재촉하니, 악성신생물이라 적혀있다고 합니다.
착잡한 마음을 달래며 회사일을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열심히 간암에 대해 검색하고 글을 읽기 시작합니다.
결혼하고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빨리 퇴근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야근으로 출근을 한 상태였고, 식탁 위에 서류봉투가 놓여있습니다.
진단명 : 간암의 악성신생물...
결과지에 모르는 영어단어들 열심히 찾아봅니다.
몇시간동안 열심히 찾고 또 찾아 남편에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b형 감염 보균자에게 어쩔수 없이 동반되는 간경화와 간암..
결혼할 당시에 저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첫 아이를 낳고 남편이 알려주더군요(다시 생각해보니 저보고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했냐고 물어본 기억이 납니다.
저야 추가접종까지 해서 항체가 있다고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예방접종과 항체여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이 이유가 있었네요ㅠㅠ)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남편은 해마다 혈액검사와 간초음파검사를 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던 중 간수치가 너무 높아 2014년부터 비리어드를 처방받아 지금까지 복용하고 매년 CT를 찍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1년전부터 영상의학과에서 MRI를 찍어보자 하셨다는데 신랑이 보험적용이 안 되는 항목이라서 망설이더군요..
(정말 돈이 무섭네요)
남편에 이런 상황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하게 복용한 것이 간암을 조금이라도 늦춰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7월 2일 전대 화순병원에 예약을 했습니다.
그전까지 남편에 병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동산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선 남편에 병이 더 중요하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야 할지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간암 수술을 하시고 조언해주실 좋은 분을 알게 되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남편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렇게 서럽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안 좋지만, 10년 후 꼭 무슨 일이 있어도 노후자금을 마련하겠다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마음이 많이 힘들 남편을 위해서 매일 감사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