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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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가 지역 투자 주의보
수도권 저가 지역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도권 70개 지역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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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가 지역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도권 70개 지역을 아파트 단위면적당 매매가 기준으로 14개씩 다섯 개 그룹으로 나누면 가장 집값이 저렴한 저가 지역에는 경기도에 9개 지역(안성, 동두천, 이천, 평택, 양주, 용인 처인구, 파주, 오산, 광주)과 인천에 5개 지역(중구, 동구, 계양구, 미추홀구, 서구)이 포함된다.
이들 저가 지역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20.9%나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14.1%는 물론 수도권 평균 18.5%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위 표는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27주 동안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 주간 상승률 1위를 한 지역이다. 27주 동안, 절반이 넘는 15주나 저가 지역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 중저가 지역이 10주를 차지했다. 나머지 2주 동안만 중가 지역이 1위를 차지했는데, 이들 지역조차 중가 14개 지역중 중저가 지역과의 경계에 있는 지역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3개월(6~8월)에 들어서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3개월 13주 기간 동안 11주나 저가 지역이 1위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수도권 저가 지역의 전성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 가설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이다. 규제 지역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자가 규제 지역에 한 채를 더 사려면 주택 규모에 따라 12.4~13.4%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20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게 되면 취득세만 2억 원이 훌쩍 넘는다. 이러니 취득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은 저가 지역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시가 1억 원 이하짜리 주택의 경우 세율 자체가 1.1~1.3%를 적용받는데, 공시가 1억 원 이하는 주로 중소형 주택이므로 현실적으로 1.1%의 세율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니 공시가 1억 원 이하짜리 매물이 주로 있는 저가 지역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2~30대의 내 집 마련 추세의 증가이다. 과거에는 주택 시장의 주요 매수 연령대는 4~50대였다. 이에 비해 2~30대는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종자돈을 모으다가 40대가 되면 내 집 마련에 니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내 집 마련에 조급해진 2~30대가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서게 되었다. 소위 패닉 바잉이라 하겠다.
그런데 2~30대는 4~50대보다 주택 매수 여력이 적으므로 전통적인 인기 지역인 고가 지역이나 중고가 지역보다는 저가 지역이나 중저가 지역에 주택을 살 수밖에 없고, 이것이 저가 지역 상승의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진실보다는 가설에 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다섯 달동안 2~30대가 매수한 비중을 살펴보면 경기도 동두천 21.2%, 양주 23.5%, 안성 24.1%, 파주 25.2%, 처인구 28.3%, 이천 29.1%, 광주 31.8%, 평택 33.5%, 오산 35.1%, 인천 동구 22.6%, 미추홀구 26.8%, 계양구 28.6%, 서구 35.5%, 중구 36.8%이다.
이들 14개 저가 지역의 평균은 29.7%에 불과하여 서울의 41.6%나 수도권 평균 36.1%는 물론 전국 평균 30.5%보다는 낮은 편이다. 다시 말해 이들 저가 지역은 2~30대가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라는 뜻이다. 서울은 금천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가 모두 고가(상위 20%)나 중고가(상위 20~40%)에 분포한 지역이다. 그런데 서울 지역 아파트 매수자의 41.6%가 2~30대인 것을 감안하면, 2~30대가 이들 저가 지역(하위 20%)의 주 매수세력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가설은 서울의 집값이나 전세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값이나 전세가 싸 보이는 경기도나 인천으로 실수요자가 밀려나갔다는 설이다. 그동안 서울의 집값을 잡아야 하는 이유로 정부는 하락론자들이 선하던 가설이다.
하지만 이 가설도 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만약에 높은 서울의 집값을 피해 실수요자들이 경기도나 인천으로 밀려나갔다면 경기도에서도 서울로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의 집값이 더 많이 올라야 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동두천이나 평택, 안성, 오산과 같이 출퇴근이 불편한 지역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ㅏㄷ.
결국 이들 지역의 집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취득세 등 세금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 때문이었고, 그 이후 실제로 집값이 오르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대거 투자 수요나 투기 수요가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가? 그동안 정부나 정치권은 "새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계층이나 경제적 약자들의 내집 마련 의지를 꺾지 않기 위해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청년 계층이나 사회적 약자가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집을 살 가능성보다는 저가 지역의 집을 살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여력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서는 어느 지역의 집값을 우선적으로 잡아야 할까? 그림의 떡인 고가 지역일까, 아니면 조금만 노력하면 손에 닿을 수 있는 저가 지역일까? 정부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투자 측면에서 이렇게 오르는 저가 지역에 지금이라도 추격 매수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다.
반드시 저가 지역은 저평가된 지역이고, 고가 지역은 고평가된 지역이 아니다. 저가 지역 중에도 고평가된 지역이 있고, 고가 지역 중에서도 저평가된 지역이 있을 수 있다. 저가 지역의 경우, 매매가뿐만 아니라 전세가도 낮다. 저가 지역 집주인들은 양심적이라 전세를 싸게 주고, 고가 지역의 집주인들은 욕심쟁이들이라 전세를 높게 내놓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의 주택 수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지역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면 집값이나 전세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이고, 그 반대면 낮게 형성되는 것이다.
결국 저가 지역의 경우는 주택 수요가 적기 때문에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도 싼 편인데, 그동안 이런 점이 너무 부각되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보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 지역의 집값이 계속 상승한다면, "집값이 싸다"는 저가 지역의 유일한 장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추가 투자 수요가 들어오지 않게 된다. 그러면 쵝에 투자해서 수익을 냈던 투자자들조차도 그 집을 제 가격에 팔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위기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것에 따르면 고가 지역인 과천부터 저가 지역인 양주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총 37만 채가 공급될 것이라고 한다. 3기 신도시가 공급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를 들어보자.
어떤 도시에 안전하고 노동 강도는 약하지만 임금 수준이 높은 A회사와 노동 강도는 중간 정도이고 임금 수준도 중간 정도인 B회사, 그리고 위험한 일을 많이 하지만 임금 수준은 낮은 C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누구나 A회사를 들어가려고 하지만 경쟁률이 높아서 원하는 모든 사람이 입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험한 C회사를 다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B회사에서 경력 사원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나왔다. 그러면 B회사에 어느 회사 직원들이 입사 지원을 할까? A회사 직원들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는 반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원하는 C회사 직원들은 대거 지원할 가능성이 많다. 주택 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3기 신도시가 공급되면 3기 신도시보다 입지가 좋은 지역이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3기 신도시의 평균적인 입지는 수도권에서 어느 정도일까? 3기 신도시가 들어설 지역과 공급 물량을 감안하여 가중 평균 내보면 2021년 8월 말 시세 기준으로 ㎡당 674만 원 정도되는 수준이다. 이는 수도권 중가 지역(상위 40~60%)의 하단 부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결국 3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지역은 저가 지역(하위 20%)와 중저가 지역(하위 20~40%)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무서운 기제로 오르고 있는 수도권 저가 지역이지만 추격 매수를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라는 것은 당장 오르고 있는 곳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수, 보유, 매도의 사이클 전체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세금까지 낸 후에 얼마나 수익이 남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