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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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네이버 블로그
『부동산 컬럼니스트』 『재테크 컨설턴트』 - 저서 - How to Make Big Money(2003) / 100년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되는 지혜(2005) / How to be Rich (2005) / 부동산 비타민 (2007) / 재테크 불변의 법칙 (2017) /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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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고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컵에 물이 반잔정도 있다고 하면, 어떤 사람은 "아직 반이나 남았으니 마시기에 충분하다"라고 하고, 다른 이는 "반 밖에 남지 않았으니 아쉽다"라고 하기도 한다. 같은 사실을 두고, 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보도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흥미로운 주제를 살펴보자. 그것은 바로 미국 집값이다. 지금 미국 집값은 오르고 있는 것인지 내리고 있는 것인지, 국내 언론의 보도만 보면 알기 어렵다. 심지어 미국 집값이 계속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한다.
실제로 어제 (6월 22일) 밤에 나온 연합뉴스 기사의 제목 "미국 5월 집값, 11년 반만에 최대폭 하락"이다. 제목만 보면 미국 집값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 진실은 무엇일까?
미국 중개사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36만 1200달러였던 미국 주택의 중간값이 5월에는 39만 6100달러로 상승했다. (흥미로운 것은 연합뉴스 기사도 이 자료를 근간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전국적인 통계는 5월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개별 집값은 6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미국 집값이 10여 년 만에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월에 비해 집값이 네 달 연속으로 올라, 지난 4개월 동안 9.7%나 올랐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일까?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3년 5월 집값은 1월에 비해 오른 것은 맞지만, 작년 5월 집값이 40만 8400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그러니까 전년 동기 대비 집값은 3.0%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표현도 가능하다.
그러면 미국 집값을 평가할 때, 전월에 비해 집값을 비교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전년 동기 대비 집값을 비교하는 것이 맞을까?
앞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집값은 주기성, 다시 말해 계절 효과가 상당히 강하다. 매년 6월에는 집값이 정점을 찍고, 7월부터 하락하다가 다음 해 1월 바닥을 찍고, 2월부터 반등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부동산 정책이나 투자심리 등 요소보다는 99.9% 실수요자의 니즈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새 학년이 시작되기 직전인 6월경에 이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 눈에는 이상한(?) 현상이 매년 반복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극성을 부리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현재 미국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해서 하락했으므로 미국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다. 얼마전까지 그러니까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의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었다. 하지만 그때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미국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전월에 비해 하락했기 때문이다.
분석을 하려면 기준이 동일해야 한다.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전년대비 집값은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 하락했으므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2~5월에 이르러서는 전월 대비 상승했지만 전년 대비 하락했으므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미리 정해진 결론에 기사를 맞추려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진실과는 상관없이 그냥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전년 대비 상승률인지 전월 대비 상승률인지를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의 일관성이다. 하반기로 가면 미국 집값은 전월대비 기준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다. 특히 4사분기 정도 되면 전월 대비 상승률을 하락, 전년 대비 상승률은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지금과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그때는 한국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할지 궁금하다.
이런 일관성 없는 보도 행태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본인이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왜곡 보도를 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기사를 쓴다는 생각으로 원 데이터를 찾아서 직접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본인이 그런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런 능력이 없다면 꾸준한 공부를 통해 남에게 휘둘리지 않을 내공을 쌓아야 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 "신에게는 12척의 군선이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하고 나라를 지킨 사람도 있고, "나에게는 군선이 12척 밖에 없어서 왜군과 상대가 안된다."라고 하고 전장에서 도망친 사람도 있다.
컵에 물은 반이 차 있다. 당신은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