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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동산/아기곰

매수 우위 지수의 의미 및 해석

by 월용 202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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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1.04.28 

https://blog.naver.com/a-cute-bear/222325748934

 

매수 우위 지수의 의미 및 해석

현재의 주택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많은 언론사에서 ‘매수 우위 지수’라는 지표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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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주택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많은 언론사에서 '매수 우위 지수'라는 지표를 인용하고 있다. 매수 우위 지수란 주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은지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은지를 측정한 지수이다. 

지수는 0~200 사이에 분포하는데, 매수자가 많을수록 200에 가까워지고, 매도자 많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이런 측면 때문에 이 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여러 언론사에서 이 지수를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지수는 어떻게 산출되는 것일까? 한마디로 조사기관의 협력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라 하겠다. 매수자가 더 많다고 하면 200, 매도자가 더 많다고 하면 0,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면 100으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가중 평균한 것이 매수 우위 지수이다. 예를 들어 주간 기준으로 가장 최근 자료인 2021년 4월 19일에 KB국민은행에서 조사한 바로 매수 우위 지수가 81.8이다. KB국민은행 협력 공인중개사들 중 30.6%가 매도자가 더 많다고 대답하고, 매수가 더 많다고 대답한 중개사는 12.4%이다. 나머지 57.0% 정도의 중개사는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매수 우위 지수는 81.8(=100+12.4-30.6)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지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있다. 

매수 우위 지수가 100 이하이니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니 주택 시장이 앞으로 하락 안정화 될 전조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매수 우위 지수를 조사하는 기관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이다. 그런데 두 기관에서 내놓은 데이터는 상이하다. 같은 4월 19일에 조사한 것인데, 한국부동산원은 107.3라고 발표하고, KB국민은행은 81.8라고 발표한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부동산원은 현재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발표한 반면, KB국민은행은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발표한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고, 누구의 말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가 맞았는지 알 수도 없고, 더 나아가 누가 맞았는지를 따지는 것 자체도 의미가 없다. 두 기관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는 이유는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대답한 사람과 KB국민은행 조사에 답변한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국에 있는 모든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어 본것이 아니라 몇몇 중개인에게 물어본 것이고, 중개인마다 시장을 보는 주관이 다르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의 시장 상황이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처럼 매수자가 더 많은 것인지, 아니면 KB국민은행 조사처럼 매도자가 더 많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면 이런 조사가 의미 없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특정시점의 특정 지수는 큰 의미가 없지만, 시계열상으로 비교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매수 우위 지수 평균값은 112.0이었는데, 가장 최근 지수는 107.3로 4.7포인트 정도 적다. KB국민은행 조사도 비슷하다. 올해 평균 지수는 92.5이었는는데, 가장 최근 지수는 그보다 10.7포인트 정도 적은 81.8이다. 두 기관 모두 1사분기에 비해 2사분기 들어서 매수세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면 현재의 매수 우위 지수의 감소 폭은 우려할만한 수준일까? 그렇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 지수는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서 이 지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21년 4개월간 평균은 50.8에 불과하다. 범위를 좁혀보아도 지난 10년간 평균 지수는 53.7에 불과하다.

 

이것이 무슨 의미냐 하면 (KB국민은행의 조사에 응답하는) 공인중개사들은 평소에도 매도자보다는 매수자가 적다고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통상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요즘 장사가 잘 안돼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하겠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이 지수가 100을 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때는 100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가 시작된 200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56개월 동안 100이 넘은 적은 딱 세달에 불과하다. 작년 12월에 기록한 103.4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던 것이다.

 

결국 작년 4사분기부터 현재까지는 지수가 100을 넘은 적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역대급의 매수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2002년 1사분기에 99.9를 기록한 후 두 번째로 높았던 분기가 올해 1사분기(94.7)이고, 작년 4사분기가 89.2로 역대 세번째이다. 6개월 기준으로 보면 지금 (2020년 11월~2021년 4월)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최근 흐름을 살펴보자. 주간 지수로 가장 최근 조사인 4월 19일이 81.8이다. 이는 3월보다 낮아진 수준이지만 그 4월 첫 주가 80.9인 점을 감안하면 반등을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월 이후 지수가 꾸준히 낮아졌던 이유는 2021년 공시가가 높게 책정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매수세가 1~2월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이 4월 5일을 바닥으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오세훈 효과'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여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논지의 기사들이다. 오세훈 시장이 전임 시장에 비해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수가 반등한 이유를 야당 후보의 당선으로 몰고 가는 것은 상당히 작위적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는 2주전에 비해 매수 우위 지수가 7.8포인트 높아졌다. 이것만 보면 일부 언론의 논지가 사실처럼 보이겠지만, 같은 야당 출신이 당선된 부산의 경우는 지수가 오히려 9.5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야당이지만 오세훈 서울 시장은 규제를 풀려고 하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하면 매수 우위 지수의 흐름이 설명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더구나 전주에 비해 매수 우위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이 아니다. 제주도가 15.4포인트, 대전이 12.2포인트, 세종이 8.7포인트, 인천이 8.6포인트로 서울보다 매수 우위 지수 상승폭이 훨씬 크다. 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서울 시장 선거와 상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매수 우위 지수 자체는 통계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설문에 답하는 사람의 주관이 많이 작용하므로 어떤 특정 시점의 지수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오르고 있는지 또는 떨어지고 있는지의 장기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에는 틀림없다고 하겠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