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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동산/아기곰

월세 시대가 도래하나?

by 월용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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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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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네이버 블로그

『부동산 컬럼니스트』 『재테크 컨설턴트』 - 저서 - How to Make Big Money(2003) / 100년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되는 지혜(2005) / How to be Rich (2005) / 부동산 비타민 (2007) / 재테크 불변의 법칙 (2017) /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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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파트를 사서 월세로 놓는다고 하면, 중개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임대인(집주인) 입장에서는 매달 꼬박꼬박 현금이 들어오니 좋지만, 임차인(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달 본인 돈을 지불해야 하는 월세보다는 만기 때 원금 손실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전국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의 경우, 25.7%에 불과했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거래 중에 네 채 중 한 채가 월세, 세 채가 전세라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시장에도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와서 7월말까지 전국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1.8%로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월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을까? 과거 2015~2016년에도 월세 비중이 늘어난 적이 있지만, 최근의 임대 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과거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세입자 보다는 집주인이 원해서 월세를 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주인의 경우, 전세가 인상액을 활용하여 다른 주택을 사는 적극적 갭투자자가 아닌 경우, 월세를 선호한다. 보유세나 유지비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통상 월세가 은행 이자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입자들이 월세로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월세로 내놓아도 거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5~16년에는 시장에 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전세 매물이 귀해지니까,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차선책으로 보증금 비율이 높은 월세(소위 반전세)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전세 만기가 되면, 전세금 상승분만큼 보증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상분만큼을 월세로 전환하기도 한다. 시장에 전세 매물이 귀하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적었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계약이 늘어나고 있을가? 과거에는 세입자보다 집주인이 원해서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면, 최근에는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더 원해서 월세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예전에는 전세를 선호했던 세입자들이 왜 월세 선호로 돌아서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르게 된다. 전세입자의 경우, 100% 자기 자본으로 전세를 사는 경우는 있지만 상당수가 전세금이 모자라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다. 그런데 대출금리가 오르면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주거비가 오르는 결과가 된다.

 

다음 표는 지난 1년간 전세와 월세 지수가 어떻게 변했는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정리한 표이다. 작년 12월까지 급격하게 오르던 전세는 올해 들어와서 하향 안정세를 그리고 있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작년 12월 3억 1947만 5천 원을 정점으로 하향 안정화되어 올해 7월에는 3억 1653만 3천 원까지 떨어졌다. 7개월 사이에 전세가가 3백만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주거비, 다시 말해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내야 하는 이자는 더 오르고 있다. 대출을 예전보다 적게 받더라도 금리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균대출 기준으로 보증대출 금리가 작년 12월에 3.29%에서 올해 7월 4.01%로 0.72%포인트만큼 올랐다.

 

다시 말해 작년 12월에 전세를 얻었던 사람에 비해 올해 7월에 전세를 얻은 사람이 (전세가가 내렸기에) 전세 자금 대출을 더 적게 받아도 되지만,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매월 내야 하는 이자는 14만 5천 원 이상 더 오른 셈이다. 물론 같은 기간 동안 평균 월세가도 올랐지만 1만 5천 원 상승에 그쳤다. 다시 말해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 7개월 전보다 1만 원 5천 원 주거비 인상 효과에 그치지만 전세로 선택하는 경우 14만 5천 원 인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더구나 세입자가 월세 계약을 선택하면 주거비는 2년간 고정되는 효과를 갖지만, 전세 계약을 맺어 전세 자금 재출을 받게 되면, (전세자금 대출은 변동 금리이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수록 주거비가 더 늘어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에는 월세가 더 선호된다.

 

세입자가 월세를 선호하게 된 두 번째 이유는 전세 자금의 활용이다. 전세입자 중에서는 전세 자금 대출을 받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 사람들은 전세자금 대출이자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은 자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자기 자본의 대부분을 전세금으로 묶어 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세입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전세금을 활용하여 월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으면, 전세로 사는 것보다 월세로 살면서 보증금 차익을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나삳고 생각한 것이다.

 

세 번째는 전세보증금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최근 이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도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월세의 경우, 보증금 규모가 적으니 그만큼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임대 시장에는 (과거에는 천덕꾸러기였던) 월세 매물이 요즘에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단지마다 전세 매물은 넘쳐나지만 월세 매물은 귀한 편이다. 심지어 인기 지역의 경우, 월세 매물이 하나도 없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보다는 월세가 유리한 편이다. 매월 고정적인 현금 수입이 있으므로, 은퇴 생활자의 경우는 생활비의 일부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소득에 여유가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재산세나 종부세 등 보유세를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이 된다는 점에서 월세가 유리하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법정 전원세 전환율도 4.5%(=기준금리 + 2% 포인트)로 적용받기 때문에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월세 수익이 커지는 시기가 되었다.

 

그런데 왜 시중에는 월세 매물보다 전세 매물이 더 많을까?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면 그 차액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그만큼 여유자금이 있는 집주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세를 놓은 집주인 중에서 그 자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던 사람은 거의 없고, 전세금을 끼고 그 집을 샀기 때문에 전세금을 돌려줄 여유 자금이 없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금에 여유가 있는 집주인의 입장에서도 (지난 몇 년간 활황을 보였던 자산 시장의) 투자 기대수익이 월세 수입보다 크기 때문에 월세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집주인만 월세를 짝사랑하던 과거와 달리 세입자도 월세를 선호하는 시대가 되면서, 주택임대시장에서 월세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로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를 전세 시대의 종말로 보기에는 성급하다.

지금은 금리 인상기이기 때문에 월세 계약이 유리하다고 하겠지만, 금리가 하락하여 다시 저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 월세보다는 전세의 주거비가 다시 낮아지기 때문에 전세 비중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