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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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주가가 무한정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지만 하락장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면 하락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찌해야 하나?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보유 주식을 모두 현금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주식의 주가가 2만 원인데, 그 주식을 1000주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팔아서 2천만 원의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그 주식이 주가가 1만 원이 되면, 그 주식을 되사면 된다. 그러면 1000주의 A주식을 다시 보유할 수 있으면서, 현금 1천만 원이 남는 것이다. 이를 'Sell and Buy back' 전략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주가 하락 전에는 A주식 1000주밖에 없던 사람이 이런 전략을 쓰게 되면 하락 후에는 A주식 1000주와 현금 1천만 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신기한 방법이다. 내일부터 당장 주식 시장에 뛰어 들어서 큰 돈을 벌기 바란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시람은 입으로만 투자를 하는 사람이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쉽게 돈을 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렇게 간단하고, 명확한 방법이 시장에서 왜 먹히지 않는 것일까? 이 사례에서는 치명적인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하락장이 펼쳐진다는 전제 조건을 깔았기 때문에 논리가 명확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는 영화 "Back to the Future"에 나오는 타임머신이 없기 때문에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Sell and Buy back' 전략을 쓴다고 A주식 1000주를 2만 원에 덜컥 팔았더니, 며칠만에 그 주식이 3만 원으로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다른 주식도 덩달아 올라서 본인의 현금화한 2천만 원으로는 예전만큼의 주식 수를 확보할 수도 없게 된다. 한마디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가 된 것이다.
주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거래가 주춤하고 집값이 떨어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지금이라도 집을 처분하고 현금으로 보유하다가 몇 년 후 다시 그 집을 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소위 'Sell and Buy back' 전략을 쓰라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 시장에서는 이런 전략을 쓰기가 주식 시장보다 더 어렵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주택 시장은 주식 시장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 언제나 쉽게 팔 수 있는 주식과는 달리 주택은 집값이 떨어지는 신호가 나오면 매수세가 끊어지면서 정상가로 팔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면 급급매가로 팔아야 하는데, 'Sell and Buy back' 전략을 쓰려는 사람은 이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것이기 때문에 급급매 가격으로 팔아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둘째, 본인이 현금화를 하려고 무리하게 급급매 가격으로 팔았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buy back'하려 할 때 본인도 급급매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본인이 원하는 단지에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본인이 원하는 가격대의 매물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지배주주를 제외하고는 주식을 사는 사람은 100% 투자자이다. 이런 이유로 주가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주식을 팔 것인지 살 것인지에 대해 모든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주택의 경우는 투자자도 있지만 그보다 많은 것인 실수요자들이다. 아이들 학군이다 부모들 직장 문제 때문에 그 지역에서 거주해야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물론 집을 사지 않더라도 임대로 거주하는 방법이 있지만 장기 거주를 하는 경우라면 아무래도 제약 사항이 많다. 이런 이유로 본인이 원하는 조건으로 매물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다른 매물에 비해 정말 싼 매물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본인의 것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 매물을 처음 접하는 중개사나 그 주변 사람들의 몫이 되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기회가 오기는 어렵다. 본인에게 까지 그런 행운이 오려면, 매물이 상당히 많아야 하는데, 그런 가격을 급매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셋째, 주식은 어느 증권사, 어느 지점에서 사도 같은 주식은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의 경우는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렵다. 요즘 위성 중계하는 것과 같이 어느 단지에서 얼마에 매물이 팔렸다는 기사가 도배 되고 있지만, 그렇게 싸게 거래되는 것은 대부분 직거래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는 거래건수의 7분의 1 정도가 직거래에 의한 거래라 한다.
그런데 수억 원짜리 거래를 하면서 중개수수료를 아끼고자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고, 거래를 하는 사람은 없다. 다시 말해 직거래라는 것은 가족이나 친지 간의 거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늘어난 직거래에 위법성은 없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비정상 거래가를 본인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더구나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은 비정상적인 싼 가격뿐이다. 최근 '직방'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하였는데, 올해 7월부터 11월 중순까지 거래된 건중에서 전고점에 비해 5% 이상 싸게 거래된 건이 44.3%라고 한다. 그런데 반대로 전고점에 비해 5% 이상으로 비싸게 거래된 건도 14.0%나 된다. 강원도의 경우 5% 이상 싸게 거래된 비율 28,7%에 비해 5% 이상 비싸게 거래된 비율이 31.8%로 오히려 더 높다. 모든 지역, 모든 단지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넷째, 주택은 거래 비용이 많이 든다. 주식의 경우, 정부에 내는 거래세나 증권사에 줘야 하는 거래 수수료가 주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오전에 샀다 오후에 파는 데이 트레이딩도 흔한 편이다. 하지만 주택 거래는 세금으로 시작해서 세금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 때, 취득가의 최대 13.4%에 달하는 취득세를 포함하여 중개 수수료, 법무사 수수료, 채권 할인액, 인지대 등 등기비용이 들어가고, 팔 때도 중개 수수료를 내게 된다. 여기에 차익이 있으면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이에 비해 주식은 양도소득세를 내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주택 거래가 없으면 발생하지 않을 비용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비쌀 때 주택을 팔아서 쌀 때 그 집을 다시 사게 되면 이익일 것처럼 보이지만 주택 시장의 특성상, 이는 이론엥 불과한 것이다. 만약에 이런 'Sell and Buy back' 전략에 미련을 가진 사라이라면 상대적으로 쉬운(?) 주식 시장에서 큰돈을 벌기 바란다. 하지만 이런 쉬운 방법을 두고 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