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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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주택시장도 하락할까
흔히 주식시장을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수라고 한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 시장이 호재나 악재에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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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주식시장을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수라고 한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 시장이 호재나 악재에 먼저 반응을 하고, 부동산 시장은 그보다 나중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몇 달간 주식 시장의 침체 현상을 부동산 시장도 앞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조 현상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런지 살펴보도록 하자.
위의 도표는 2012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0년 간의 KOSPI 종합주가지수와 KB국민은행 전국 아파트 매매가 지수를 나타낸 표이다. 두 지수를 한눈에 비교하기 좋게 2012년 1월을 각각 100으로 환산하여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올해 2~3월에 주식시장이 급락을 해서 그렇지, 2012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정확히 10년간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값이 50.2% 상승하는 동안, 주식 시장은 51.5% 상승하여 거의 비슷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 시장 모두 자산 시장의 큰 축이기 때문에 10년 정도의 긴 기간을 놓고 보면 돈 가치 하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표는 말해 주고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보면 10년 정도의 긴 호흡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상당히 차이가 많다. 주식 시장은 부동산 시장에 비해 상당히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 시장은 크고 작은 산과 골짜기를 만들면서 매년 또는 매달 시장 분위기가 바뀌지만,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우상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기간을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다섯 기간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자. 첫 번째 기간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48개월간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KOSPI 종합주가 지수는 1891에서 1895로 상승하여 0.2% 상승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7.7% 상승을 했다. 4년간 7.7% 상승이니 그리 많이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주식 시장 상승률에 비하면 높은 편이라고 하겠다.
두 번째 기간은 1차 주가 상승기로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22개월 동안이다. 이 기간 동안 KOSPI 종합 지수는 33.7%나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긱간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6% 상승에 그쳤다.
세 번째 기간은 1차 주가 하락기로 2017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8개월 동안이다. 이 기간 동안 KOSPI 종합 주가 지수는 29.5%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4.4%나 상승했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부동산 시장은 상승을 한 것이다.
네 번째 기간은 2차 주가 상승기로 2020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5개월 동안이다. 이 기간 동안 KOSPI 종합주가 지수는 무려 82.4%나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하여 미국 연준에서 시중에 돈을 대규모로 풀기 시작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 정부들도 이에 보조를 맞추면서 자산 시장으로 대거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부동산 시장도 폭등 수준으로 올라서 18.7%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섯 번째 기간은 2차 주가 하락기로 2021년 7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기간이다. 2022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KOSPI 종합주가 지수는 17.2%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9.9%나 상승했다.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동안에도 부동산 시장은 급등을 한 것이다.
이 다섯 차례의 기간을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게 되면, 주식 시장은 보합기에는 연 0.05% 소폭 상승, 1차 상승기에는 연 18.4% 상승, 1차 하락기에는 연 12.6% 하락, 2차 상승기는 연 44.1% 상승, 2차 하락기에는 연 28.7%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주가 보합기에는 연 1.9% 상승, 1차 주가 상승기에는 연 1.4% 상승으로 보합기보다는 적게 올랐다. 그러나 1차 주가 하락기에는 연 1.9% 상승으로 주가가 오를 때보다 오히려 내릴 때 부동산이 더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는 한다.
2차 주가 상승기에는 연 10.0% 상승했다. 돈 가치 하락이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지대하게 영향을 끼쳤던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2차 주가 하락기이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연 28.7% 수준의 하락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부동산 시장은 연 16.5% 추세로 상승하고 있다.
이렇듯 다섯 개 기간으로 나누어서 분석해보면 주식 시장이 오를 때는 부동산 시장도 같이 오르지만,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는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승기에는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커플링 현상을 보이다가 하락기에는 디커플링 현상을 보인다는 뜻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주가 상승기보다 주가 하락기에 부동산 시장은 더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어떤 종류의 자산 시장이라도 그 가격에 영향을 주는 3대 요소는 유동성과 수요, 그리고 공급이다. 이 중에서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이라는 요소만 공유할 뿐, 수요나 공급은 시장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그 상승의 주된 원인이 유동성 증가일 때는 커플링 현상을 보이다가 수요나 공급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의 영향을 받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살 수도 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 시장의 경우, 다른 나라의 수급 상황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 집이 모자란다고 아프리카에 집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돈의 흐름이 양방향이기 보다는 일방향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주식으로 돈을 벌어서 집을 샀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집으로 수익을 많이 낸 후 집을 팔고 그 돈으로 전액 주식을 샀다고 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물론 집을 팔고 월세 살면서 그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라고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선진국 주식 투자 대가들도 내 집 마련은 필수라고 하는 것을 보면 나라에 상관없이 돈의 흐름은 주식 시장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주식 시장이 떨어진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도 떨어진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주식 시장이 장기간 약세를 보이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이 적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과거 통계로 볼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위 표는 2012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지난 10년간 미국 자산 시장 흐름이다. 파란색 그래프는 미국 다우 지수이고, 빨간색 그래프는 미국 평균 주택 가격을 10으로 나눈 것이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10년의 기간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 모두 우상향을 가르키고 있다. 미국도 돈 가치가 꾸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도 부동산 시장 사이클과 주식 시장의 사이클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7월부터 하락했던 우리나라 주식시장과는 달리 미국 다우지수는 2021년 12월 최고치를 찍고, 2022년 1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집값은 지금도 오르고 있다. 테이퍼링을 통해 유동성 증가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 모두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미국 주택 시장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와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이중고를 겪었던 2008년의 미국 주택 시장 평균 재고는 10.4개월 분이었는데, 가장 최신 데이터인 2022년 2월의 평균 재고는 1.7개월 분이다.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 평균 51일 만에 팔린다는 의미이고, 이는 미국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짧은 기록이다.
이처럼 주택 시장과 주식 시장은 유동성이라는 단 하나의 공통 변수에 따라 커플링 되는 시장이 아니라 수요나 공급까지 살펴봐야 하는 다차원 방정식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인 것이다. 주식시장이 약세라고 그것을 주택시장 약세의 전조로 해석할 수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