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_아기곰님 글 필사_작성일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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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네이버 블로그
『부동산 컬럼니스트』 『재테크 컨설턴트』 - 저서 - How to Make Big Money(2003) / 100년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되는 지혜(2005) / How to be Rich (2005) / 부동산 비타민 (2007) / 재테크 불변의 법칙 (2017) /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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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서 미분양은 상당히 중요한 지표이다. 해당 지역이 공급 과잉 상태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좋은 지표이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의 수요 대비 적정 공급량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주택보급률, 주택 멸실 상황, 가수수 증가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분석 자체가 어렵다는 것 외에도 이런 분석을 통해서도 인간의 심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특정 지역의 실수요는 어느 정도 분석할 수 있어도, 그 지역의 투자 수요는 분석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어느 지역에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지, 반대로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지를 바로 알 수 있는 지표가 바로 미분양 물량이다. 어떤 지역이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 지역의 수요 대비 공급이 늘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 지역의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미분양 물량의 증감은 해당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지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2021년 9월, 1만 3842 채였던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9월에는 4만 1604채로 크게 늘었다. 1년 사이에 세 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주택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를 과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시그널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미분양 물량이 과연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위 표는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미분양을 보여주는 표이다. 현재의 미분양 물량이 4만 채를 넘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현재의 미분양 물량은 많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위를 더 넓히더라도, 통계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22년 9개월 간 평균 미분양 물량은 6만 1601채에 불과하다. 결국 지금의 미분양 물량은 역대 평균치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지난 1년간 미분양 물량이 2만 7762채나 늘어서 지금은 4만 채가 넘을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좋은 징후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작년 9월의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한 통계상의 착시 현상이다.
실제로 2015년 4월부터 그해 12월까지 8개월간 미분양 물량은 3만 3419채가 늘어났다. 지금의 미분양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미분양이 증가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주택 시장이 얼어붙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미분양 증가가 시장 상황이 나빠진다는 시그널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 수준이 역대 평균치 이하였기 때문에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미분양이 지역별로 균일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분양 물량은 특정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를 판가름할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그러면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어느 지역의 공급 과잉이 우려될까?
대구, 경북, 경기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전남, 충남, 경남 지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을 공급 과잉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경우는 5,553채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어서 대구와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이다. 반면에 제주도는 미분양 물량이 1299채에 불과하여 제주보다 미분양이 적은 지역은 여섯 개 지역에 불과하다.
그런데 제주도의 미분양 물량이 경기도의 4분의 1도 되지 않으니 공급이 적은 지역이라고 봐야하나? 그렇지 않다. 경기도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제주도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은 주택 수도 많고, 주택 공급도 많다. 그러다 보면 미분양 물량도 많은 법이다.
그러므로 어떤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를 따져보려면 단순한 수치를 비교해서는 절대 안 되며, 그 지역의 가구수를 감안한 수치로 비교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만 가구 당 미분양 물량으로 비교해야 객관적인 비교가 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비교하면 제주도의 경우는 대구와 경북에 이어 세 번째로 미분양 물량이 우려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경기도는 세종, 서울, 광주, 전북 지역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가구수당 미분양 물량 적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단순 물량으로 비교하면 경기도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위허하고, 제주도는 일곱 번째로 안전한 지역으로 보이지만, 진실은 제주도가 세 번째로 위험하고, 경기도는 다섯 번째로 안전한 지역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역별로 비교할 때는 반드시 인구수 또는 가구수별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시중에 미분양 물량이 늘게 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건설사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요즘과 같이 금융 시장에 자금 경색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하에서는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다.
이 때문에 아직 분양을 하지 않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을 미루게 되낟. 어설프게 분양에 나서다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게 되면, 미분양 사업장이라는 낙인이 찍혀서 완공 후까지도 분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착공을 하지 않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주택 경기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착공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허가 물량은 과거보다 줄지 않지만 실제로 착공에 들어가는 물량은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착공한 주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1%가 줄었다고 한다. 아파트의 경우, 통상 착공 부터 입주까지 3년 정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2025년 이후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공급 과잉 지역은 그때 가면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공급이 많지 않은 지역은 그때 가면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처럼 주택 시장은 과열되어도 문제지만, 싸늘하게 식으면 미래의 더 큰 문제를 잉태하게 되는 것이다.